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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뿌리로 감싸진 대교 위.

이질적인 거대한 몸채의 괴물 3체는 세계를 부수기 위해 다리를 건너고 있다.

그들을 막기 위해 있는 자는 단 한 명, 붉은 옷을 입고 자신의 크기만한 도끼를 양 손에 든 어린 소녀 뿐이다.

괴물들은 상처를 회복하고 3체가 협력해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위력이 담긴 공격을 해온다.

그에 비해 소녀는 단 한 명 뿐.

괴물들처럼 빠른 회복능력도 등을 맡길 동료도 없으며 이미 여러 번 당해 만신창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소녀는 포기하지 않는다.

 

가족을, 친구를,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

다시 한번 즐거운 일상을 보내기 위해서

친구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괴물에게는 모르겠지, 이 힘을-!”

 

 

하늘에서 쏟아진 괴물을 화살이 오른쪽 허리를 관통했다.

소녀는 멈추지 않았다.

 

 

“이게 바로 인간님의-!”

 

 

괴물의 화살이 발을 관통했다.

잠시 비틀거렸지만 소녀는 멈추지 않았다.

 

 

“기합과! 근성과!”

 

 

괴물의 판자에 반사된 화살이 오른팔을 관통했다,

그럼에도 소녀는 멈추지 않았다.

 

 

“영혼이라는 거다-!!!”

 

 

다시 한번 화살이 오른팔을 관통했다.

진작에 한계를 맞고 있을 몸을 이끌고 소녀는 외쳤다.

 

 

“여기서…꺼져버려-!”

 

 

도끼가 휘둘려지는 것과 동시에 소녀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가 소녀와 닮은 꽃잎과 함께 흩날렸다.

소녀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포효와 함께 괴물의 파편이 흩날렸다.

 

소녀는 힘을 원했다.

괴물들에 의해 다친 친구들을 지킬 힘을, 평소와 같은 일상을 지킬 힘을, 괴물들을 몰아낼 힘을, 그래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그래서 생명을 불태워 부족한 힘을 채워 넣었다.

그렇지만 죽는 건 원하지 않았다.

자신의 모든 생명을 불태우려고 하지 않았다.

자신이 사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최후까지 살아서 돌아가는 것을, 친구들과 재회하는 것을, 지켜낸 일상을 맞이하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아, 이 얼마나 욕심이 많은 인간인가.

그렇기에 처절하고 애처로운 모습이었다.

그렇기에 너무나도 고귀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

.

.

.

.

.

.

.

방금 전까지의 소음이 거짓말처럼 수해 안은 조용해졌다.

혈흔과 파괴의 흔적이 있는 대교 위에는 전갈 같은 괴물도, 게 같은 괴물도, 활 같은 괴물도 존재하지 않았다. 있는 건 바닥에 쓰러진 피투성이의 소녀 혼자.

빛의 화살에 의해 몸 이곳저곳에는 구멍이 뚫리거나 생채기로 가득하며 치혈한 공방에 의해 날아갔는지 오른쪽의 어깨 밑에 있던 팔은 존재하지 않았다.

소녀는 아직 숨이 붙어있지만 곧 끊어질 듯 미세했다.

이제 더 이상 몸을, 아니 손가락 하나 조차도 움직일 힘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누워있을 수는 없다고 하는 것처럼 소녀는 움직였다.

하나 남은 팔로 몸을 일으키고 바닥에 박혀 있는 도끼를 잡기 위해 손을 뻗었다.

몇 번이나 넘어지고 몇 번이나 헛손질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움직였다.

소녀에게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지켜야만 하는 약속이 있다.

 

엉뚱하고 마이페이스여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를 때가 있지만 의지가 되는 리더에게 요리를 가르쳐준다고 약속했다.

성실하고 근면해 딱딱하다 생각되지만 어딘가 서툴고 외로움을 잘 타는 동료에게 또 보자고 약속했다.

그 약속들을 깰 수는 없다. 아니, 깨고 싶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드디어 잡은 도끼를 지지대 삼아 소녀는 일어섰다.

 

돌아가야 한다. 두 사람이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돌아가서 적을 쓰러트렸다고, 이제 괜찮다고, 수해화가 풀리면 병원에 가자고 그렇게 말해야 된다.

 

소녀가 다시 한 번 몸을 움직이려 하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한계를 뛰어 넘으며 계속해서 움직였던 몸이 이제는 정말 무리라고 항의하는 것 처럼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다.

물에 젖은 것 처럼 몸이 무겁다. 몸이 다시 바닥에 쓰러지려는 걸 도끼에 기대 멈췄다.

하지만 그게 끝, 무거운 눈꺼풀이 닫혀지고 벽을 보고 있던 시야가 검게 물들며 소녀의 의식은 멀어졌다.

소녀는 시야가 닫히기 전에 자신의 앞에 분홍색의 꽃잎이 휘날리는 것과 어디선가 까마귀의 울음소리가 들린 기분이 들었다.

.

.

.

.

.

.

.

.

“█,█리,█르쳐███”

“맞█,███████셋이서██. ██,█..긴..!”

 

 

목소리가 들렸다.

잘 들리지는 않지만 소중한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거운 눈을 뜨자 흐릿하지만 벽이 보였다.

왜 내가 여기에 있는거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릿한 기억에 당황하고 있을 때 다시한번 목소리가 들려왔다.

 

 

███████----!!!”

███████---!!!”

 

 

여전히 잘 들리지 않지만 이건 듣지 않아도 알 것 같다.

스미와 소노코가 울고 있다.

이유는 모르겠다. 모르겠지만, 두 사람이 우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

몸을 움직여 스미와 소노코를 껴안고 위로해주고 싶지만 움직여 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 마”

 

 

어째서인지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나온 목소리도 갈라지고 두 사람의 울음소리에 묻힐정도로 작았다.

이래서는 전해지지 않아. 그렇다고 포기하면 미노와 긴이 아니지!

 

 

“…울,지…마…”

“…에?”

“왓█?

 

 

아까와 같이 작은 목소리였지만 스미에게는 들렸는지 스미의 울음소리가 멈췄다.

좋아, 들렸구나! 이제 소노코에게만 말하면….우왓, 깜짝이야! 스미, 언제 내 앞까지 온 거야?

 

 

“긴…?”

 

 

오우, 긴님이라구? 라며 대답하고 싶지만 아직 길게는 못 말하겠단 말이지.

대신 눈을 움직여 스미와 시선을 마주쳤다.

자, 와시오덱의 스미상이여,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있겠지?

 

 

“소놋█! 긴█, ████!”

“████?!”

“응! ██러█원에██가██으면!”

 

 

응응, 스미라면 알아준다고 생각했어!

스미 덕분에 소노코도 울음을 그친 것 같다.

 

 

"긴! █████!"

"미노█! 금█병██대려███까!"

 

 

둘 다 울음을 그친 것 같으니까 조금 자도 괜찮겠지?

나중에 스미에게 혼날 것 같지만 피곤하니까

 

 

 

 

 

 

 


 

오늘 11월 10일은 저의 최애인 미노와 긴의 생일입니다(박수)

이때까지 단 한번도 축전이라는 걸 써본 적이 없는 접니다만 여러가지 우연에 의해 긴짱의 생일 축전 글을 쓰게 됐습니다!

그래서 탄생한게 이 글인데....생일 축하 글 맞...나?? 왜 이렇게 됐지.

오랜만에 팬을 들어서 어색하고 내용도 별거 안들어 있는 것 같네요

마치 다음 화가 있는 것 처럼 끊겼는데 글세요 다음을 쓰긴 하려나.....

여기까지 봐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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