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글

[트레디바]

Garuren 2016. 10. 10. 03:04

*주의

*뭘 주의해야하는지 쓰면 재미없으니까 일단 주의

*고어라던가 그런건 아닙니다

 

 

눈꺼풀이 무겁다.

무거운 추를 달아놓은 것 처럼 눈이 감겨지는걸 막을 수 없을 정도로 무겁다.

남은 힘을 다해 눈을 뜨고있지만 곧 눈이 감기고 그걸로 내 세계는 끝이 나겠지.

전쟁이니까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거라고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다가오니 무섭다. 

이곳에서 눈을 감는 순간 나는 모든것을 잃을 것이다.

기본적인 지식부터 이때까지 살아온 인생 그리고 그녀와 함께했던 시간들 모두 더이상 떠올리지 못 하겠지.

같이 잠들던 생활도, 먼저 일어나서 아침이라며 깨웠던 생활도, 서로 마주보기만 해도 행복하고 행복해서 자연스레 웃음이 나오던 생활도 전부 없어지겠지.

아아, 그건 정말 싫은데 가만히 생각하던걸 멈추고 곧 붉게 물드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보면 그녀와 노을지는 걸 같이 보자고 약속한 적이 있었다.

미안해, 약속 못 지키겠구나 아직 어린 그녀를 두고가야하는건 걱정되고 슬프지만 분명 다른 분들이 잘 돌봐줄거야.

모두가 착한것도 있고 그녀가 모두에게 예쁨받고 있으니 분명 괜찮을거다.

힘이 다했다.

심장의 고동소리는 점차 작아지고 몸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힘겹게 뜨고 있던 눈도 저항하는 힘이 사라져 스르륵 감겨진다. 끝이다.

이걸로 끈질기게 이어왔던 레나 옥스턴의 인생은 끝을 맞이할 것 이다.

이기적인 말이지만 그녀의 얼굴이 보고싶다.

내가 죽어가는 것을 본다면 분명 울고 상처받겠지만 그렇다해도 보고싶다.

지금 내 곁에 아무도 없다는게 그녀가 없다는게 이렇게도 슬프고 무서우니까.

 

 

"...하나..야"

 

 

힘겹게 숨을 내쉬며 그녀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아, 어쩐지 그녀가 내 옆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럴리는 없지만 그래도 썩 나쁜 느낌은 아니야.

다시한번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아까보다는 자연스럽게 나온 이름에 만족감을 느끼며 더이상 수마에 저항하지않았다.

 

잘있어 꼬맹아.

 

 

 

 

무전기 너머에서 미약하게 내 이름이 들려오자 심장이 불안감에 고동쳤다.

빠르게, 더 뛰었다가는 심장이 터져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정도로 빠르게 뛰는 심장에 가슴을 움켜쥐고 무전기에 달린 GPS의 반응을 쫒아 박사님과 함께 날아갔다.

메카의 조종간을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무전기가 있는 곳은 우리가 있던 곳과 멀리 떨어지지않은 곳 이었다.

메카에서 내려 조심하라고 말하시는 박사님께 대충 대답하고 서둘러 발을 옮겼다.

어디야? 어디에 있는거에요. 무사한거 맞죠?

숨이 차오르지만 멈추지않았다.

그녀를 찾기 전 까지는 멈출 수 없었다.

 

 

"하나야"

 

 

내 이름이 들렸다.

작고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은 목소리가, 그녀가 나를 불렀다.

그녀의 목소리에 안도하는 것과 동시에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아 무서워졌다

 

 

"레나 언니"

 

 

다리에 힘이 풀렸다.

몸의 무게를 견디지 못 해 바닥에 주저앉아 덜덜 떨리는 손으로 상처투성이의 손을 감싸 쥐었다.

차갑다. 너무나도 차갑다.

 

 

"나 왔어"

 

 

언니가 불러서 왔어 얼른 눈 뜨고 날 봐야지 안그러면 나 삐진다?

답이 없다. 아무래도 깊게 잠든 것 같다.

조심히 그녀의 손과 내 손을 깍지끼고 평소처럼 그녀의 가슴에 귀를 대고 누웠다.

아무것도 들리지않았다.

아니야, 내가 못 들은거야. 괜찮아 괜찮아 송하나 괜찮...아? 정말로? 진짜 그렇게 생각해?

 

 

"언니..!"

 

 

일어나. 일어나, 언니. 일어나줘 제발. 일어나기 힘들다면 눈만 떠도 좋으니까! 그러니까..제발...

 

 

"흐어어엉"

 

 

이러는게 어디있어. 이러는게 어디있냐고. 나 혼자두지 않는다며 같이 노을지는거 보자면서 레나 옥스턴의 종막은 송 하나의 앞이라면서.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야. 거짓말쟁이 따위 정말 싫어!

아니, 아니야 미안해 싫지않아 좋아해 언니라면 거짓말쟁이여도 좋아 그냥 다 좋으니까 그러니까 

 

 

"죽지마아..."

 

 

늦었다는걸 알면서도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알고있었어. 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그녀는 죽어있었다는걸 모를리없지. 그저 인정하고싶지 않았을 뿐이다.

나는 이제부터 그녀가 없는 세상을 살아가야한다.

이제 같이 잠든것도, 늦잠자는 나를 깨워주는 것도, 서로 마주보며 행복함에 웃었던 것도 더이상 할 수 없겠지.

눈물은 멈추지않았다.

몸안의 수분을 전부 쥐어 짜내려는 듯 계속 흘러나왔다.

울음기가 섞인 목소리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더이상 반응해주지 않는 현실을 보며 차가워진 그녀의 품에 파고들어 정신을 잃었다.

 

잘 자 언니

 

 

 

"네, 무슨 상황인지 대충 알겠군요"

 

 

앙게라 치클러는 자신의 앞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두사람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두사람의 귀가 새빨갛게 물들어있는 걸 보며 차트를 볼팬으로 툭툭 치고서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두 사람은 너무 패닉에 빠진 나머지 제 부활을 잊고 서로 쌩쇼를 했다는거죠"

"아,아아니이 쌩쇼는 아니고오.."

"어,어쩔수없잖아요! 그 상황이라면!"

"맞아! 게다가 치클러 박사님이 재시간에 도착 못 했을지도 모르고!"

"저는 계속 하나양의 뒤에 있었습니다만"

 

 

그걸 눈치채지 못 하고 혼자 울고불고한건 하나양인걸요.

앙겔라의 한 마디에 비명을 지르며 말하지말라고 소리치는 송 하나.

그리고 그 옆에는 몸 이곳저곳에 붕대를 둘둘 감은 레나 옥스턴이 달래주듯 등을 토닥였다

 

 

 

*네, 이거 사실 개그물입니다. 부끄러워 해야하는 장면인가..싶지만 하나는 부끄러워 할 장면이 맞네요. 뒤에서 앙겔라가 얼마나 어이없게 처다봤을까...

*지금생각해도 저 마지막은 뺐어야 한 것 같지만 원래 계획이 그래서...ㅎ...